파친코 이민진 작가 이 정도였나?

요즘 애플 tv의 파친코가 연일 화제입니다. 4대에 걸친 재일교포들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로 인해 일본의 우익들이 난리가 났다고 하죠. 그만큼 파급력이 있는 작품이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파친코는 재미교포인 이민진 작가가 쓴 두 번째 소설입니다. 이 소설로 이민진 작가는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파친코 이민진 작가 이 정도였나? 궁금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아래에 이민진 작가의 페이스북도 한번 방문해 보시죠.

1968년 서울, 전쟁의 상흔

이민진 작가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는 우리나라가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가난했던 시절이었습니다. 625가 끝난 지 15년이 지난 뒤였지만 전쟁의 상흔은 남아 있던 시대였습니다. 그 아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산가족이 된 것이죠.

1983년에는 여의도 KBS 마당에서 '이산가족 찾기'가 열렸습니다. 전쟁이 난지 30년 만에 가족 찾기 운동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때의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만에 만난 가족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관심이었습니다. 그때의 영상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 당시 저도 친구들과 함께 KBS에 가 본 적이 있는데 KBS 마당의 모든 벽과 기둥이 가족을 찾는 벽보로 다 채워져 있었습니다. 정말 가슴 아픈 민족사입니다.

그리고 당시는 전쟁 중에 부상당해 장애를 가지게 된 상이군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상당한 그들을 위한 일자리는 없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전쟁에 임했고 그로 인해 부상을 당해 평생 장애를 가졌는데 국가에서 생활비를 보조하기는커녕 직업조차 가질 수 없게 된 것이죠.

이에 울분에 찬 상이군인들은 술을 마시고 거리에서 행패를 부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이들의 처리를 놓고 머리가 아프기도 했었죠.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니 점차 국민들도 그들을 멀리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나라에 돈이 없으니 그들을 돕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었을 겁니다.

1960년대는 그렇게 전쟁의 상흔으로 인한 가난과 혼란이 남아 있던 시대였습니다. 이 시기에 이민진 작가가 태어났고 그녀의 아버지는 함경남도 원산 출신이었습니다. 전쟁 중에 남하하신 것 같고 남한에서 화장품 영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1976년, 미국 이민

그러나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나라에서 사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전쟁의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 1976년 미국으로의 이민을 결정합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고자 이민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이민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먼 타국에서의 삶이 녹록지 못했습니다. 쥐가 나오는 단칸방에서 다섯 식구가 함께 생활해야 했으니 이민 초반의 고충이 얼마나 컷을 지 짐작이 갑니다.

그렇지만 이민진 작가의 부모님들은 여느 한국인 부모들처럼 악착같이 살아나갔고 자녀들을 키웠습니다. 그녀의 부모님들은 일요일도 없이 일했습니다. 그렇게 몸이 부서져라 일하며 자녀들을 공부시키고 키웠습니다.

그런 부모님들의 희생을 보고 자란 이민진 작가는 부모님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을 겁니다. 그녀 또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 예일대에 합격을 했고 이후 조지타운대 로스쿨에 다니며 기업 변호사가 됩니다.

덕분에 그녀는 이민자 사회에서 성공한 모델케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변호사로서 탄탄한 길을 걷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변호사에서 작가로

그러나 건강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민진 작가는 B형 간염 보균자였습니다. 과로로 인해 그녀의 간은 상했고 건강에 이상이 생긴 그녀는 결국 변호사의 길을 접고 맙니다.

건강문제로 인해 가고자 했던 길을 못 가게 되면 좌절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민진 작가는 이민자의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곧바로 고등학교 때부터 재능이 있다고 인정받았던 글쓰기의 길로 진로 변경을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민진 작가의 인스타도 한번 구경해보시고 가시죠.

그리고 작가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작가가 되기 위해 글쓰기 세미나, 작가 수업 등은 빠짐없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2004년에 단편 소설 <행복의 축>과 <조국>을 발표합니다. 이 작품들로 인해 그녀는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게 됩니다.

그러다 2008년에는 첫 장편 소설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그 소설이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라는 재미난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11개국에서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미 편집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픽션 부문의 '비치상'과 신인작가를 위한 '내러티브'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2017년, 파친코

그렇게 작가로서의 근육을 키운 이민진 작가는 2017년, 드디어 소설 <파친코>를 발표하게 됩니다. 소설 <파친코>는 2017년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USA와 뉴욕 타임즈, 영국의 BBC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또한 뉴욕 공공도서관 올 해의 10대 책에 선정되었고,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도 극찬을 했었습니다. 그야말로 그 한 권의 책이 미국 출판계를 뒤흔들게 됩니다. 얼마나 대단했기에 그토록 미국이 열광했을까요?

소설 <파친코>는 이민진 작가가 30년 가까이 구상한 작품이었습니다. 파친코 이민진 작가는 대학생 시절이던 1989년에 일본을 다녀온 선교사들의 강연을 들었는데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심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얼마나 차별이 심했는지 어느 중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후 같은 이민자로서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재일교포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일본계 미국인인 남편을 따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일본의 도쿄에서 살게 됩니다. 그때 대학생 때 선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가졌던 재일 한국인들의 삶을 연구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1989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구상하기 시작한 파친코는 30여 년 뒤인 2017년에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파친코는 드라마화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파친코가 얼마나 인기인지 일본의 극우세력이 파친코의 수익금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도우려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비방까지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파친코는 애플 TV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의 드라마 파친코에 대한 평은 칭찬 일색입니다. 파친코에 대한 해외의 찬사를 보시죠.

'원작 소설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했다.' - 미국 매체 롤링스톤

'강력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 - 할리우드 리포트

'한 여성의 강인한 정신을 담은 시리즈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보석' - 포브스

'눈부신 한국의 서사시' - BBC

'파친코는 지금까지 나온 애플 최고의 쇼'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그리고 파친코의 내용은 완전 허구라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심지어 남미의 유튜버들도 일본이 진실을 가리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