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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잠언 그래도

by 푸른 세상을 꿈꾸는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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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령 -

어느 시인이
한국에는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고 우겼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있어도
우리나라의 섬 3,358개 중에
'그래도'라는 섬은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시인은 말했습니다.
불행한 일이 있을 때
살기 힘들 때
절망을 할 때
자신의 꿈과 소망이 산산조각이 나도
새로운 긍정을 만드는
섬이 있다고 말이지요.

그것이 바로
'그래도'라는 섬입니다.
'그래도'의 섬 안에서
우리는
쓰러지다가도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걸었습니다.

한국에 있다는 섬 '그래도'

몇천 년을 두고
그래도 내 나라
그래도 내 고향
그래도 내 식구라고 말하며 살아온 한국인.

가난하고
어렵고
험한 역사 속에서도

'그래도'라는 섬 덕택에
시련을 이겨온 한국인.

절망이 앞을 가리고
외로움이 나를 가두어도
거센 폭풍이 불어와도
말하세요.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백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고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매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서 더 타오로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과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아! 정말 좋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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