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한 천사가 천상에서 쫓겨나 지상으로 떨어졌다.
천사는 추운 겨울에 알몸의 상태로 지상에 버려졌다. 마침 길을 가던 나이 든 가난한 구두수선공이 천사를 집으로 데려가 보살펴 주었다. 구두수선공 내외의 따뜻한 보살핌에 천사는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구두수선공의 가게에 한 손님이 찾아왔다.
그는 많은 재산을 가진 갑부였고 황금마차를 타고 왔다. 갑부는 거드름을 피우며 구두수선공에게 1년을 신어도 탈이 없는 튼튼한 신발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천사가 보니 그 갑부의 뒤에는 이미 죽음의 사자가 갑부를 데려가려고 서 있는 것이었다.
톨스토이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나오는 짧은 이야기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이와 같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면서, 내일 죽을지 모래 죽을지 모르면서 천년만년을 살 것처럼 모으고 악착같이 사는 게 인간이다.
내일 죽는다면 아니 1년 뒤에 죽는다면 권력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이며 재산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물론 자신이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 필요해서 모으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과도하게 가지려는 게 아니라 안심되게 조금 넉넉히 가지려 한다고 할 것이다.
타인을 짓밟고서라도 권력을 잡으려는 자들은 그저 남에게 피해 입지 않을 정도의 힘만 가지려 한다고 할 것이다. 누구도 타인에게 군림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대통령 선거요 국회의원 선거 아니겠는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출마하는 사람들 중에서 그 어느 누구도 권력을 갖고 싶어서 출마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보다는 모두가 하나같이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을 믿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그저 자기 욕심을 포장하는 것이라는 걸 다 안다.
자가 뒤에 죽음의 사자가 서 있는 것도 모르고 인생의 영광을 위해 살고 타인에게 군림하고 싶어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을 새기며 사는 것이 올바로 사는 첫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