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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린 괴승

by 푸른 세상을 꿈꾸는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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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린 괴승으로 러시아를 망하게 한 주역 중 한 명으로 불리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한낮 떠돌이 수도승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황실을 쥐락펴락하는 권세를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과 자기 나라를 파멸로 이끌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라스푸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라스푸틴은 누구인가?

공산주의가 막 태동하던 시절, 능력 없는 군주였던 니콜라이 2세의 아들이 혈우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용하다는 의사들이 애를 썼으나 소용이 없었고 황제의 아들은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라스푸틴
괴승 라스푸틴

 

 

이때 갑자기 나타나 황제의 아들을 살린 인물이 바로 라스푸틴이었다. 그가 어떻게 황제의 아들을 살렸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그가 정말 영적인 힘을 갖고 있었는지 아니면 운 좋게 그냥 황제의 아들이 나아버린 건지는 모른다. 그러나 황실은 그가 가진 영험에 의해 아들이 낳게 되었다고 믿어 버렸다.

 

라스푸틴 일화

이 일로 인해 황제와 황후의 신임을 얻게 된 그는 점점 권력에 취하게 된다. 황실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을 챙기고 외교, 인사, 내정에까지 간섭하게 된다. 그 힘은 점점 커져 자신에게 아부하는 사람들 위주로 돈을 받고 각종 고위직에 앉히는 일도 자행했다.

 

보다 못해 그를 축출해야 한다고 황제에게 직언을 한 코콥초프 같은 재상은 오히려 정계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이는 모두 무능했고 신비주의 사상에 어느 정도 물들어 있었던 황제와 황후 덕분이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반대했지만 니콜라이 2세는 전쟁에 뛰어들었다. 참전을 계속 반대했으면 나았겠으나 라스푸틴은 황제에게 남부 전선에 공격을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주변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그의 말대로 남부전선에 힘을 집중시키고 독일과 일전을 벌였다.

 

그리고 결과는 러시아의 대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서부의 공업지대와 요즘 시끄러운 커다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독일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게다가 전비로 국고를 대부분 소비하는 바람에 나라의 살림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 국민들의 황제와 라스푸틴을 향한 원망은 극에 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황실이나 그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 게다가 그의 만행은 정치적인 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황실에 있는 귀부인들에게까지 접근했던 것이다.

 

귀족들의 라스푸틴에 대한 반발

막강한 실세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그는 사교계에서 귀족 부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권력에 인기까지 있자 그는 대담하게도 귀부인들에게 추파를 던지곤 했다. 그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귀부인들과 잠자리를 같이 하기도 했다.

 

당연히 귀족들은 그에게 적대감을 갖게 되었다. 자신들의 권력을 뺏기고 부인까지 빼앗기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었겠는가? 결국 귀족들은 비밀리에 모여 그를 죽이고자 모의한다.

 

 

그리고리 라스푸틴

 

 

라스푸틴의 죽음

1916년 12월 30일, 귀족들은 라스푸틴을 파티에 초대한다. 그리고 그 몰래 와인과 케이크에 치사량의 청산가리를 타서 그에게 주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는 와인과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정상적이라면 5초만 지나도 죽을 정도의 청산가리를 먹고도 그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한다. 무려 2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먹고 마시며 춤을 추어대고 있었다.

 

경악한 귀족들은 할 수 없이 그에게 총을 쏘았다. 그리고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가다 총을 쏜 귀족이 외투를 잊고 나온 것을 기억하고 다시 들어갔는데 그때도 그는 죽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그 귀족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했다고 한다.

 

뒤이어 들어온 귀족들이 다시 총을 쏘았으나 역시 죽지 않고 도망을 쳤다. 귀족들은 그를 뒤쫓아가며 곤봉과 쇠사슬로 그를 두들겨 팼다. 그리고 귀족들은 그를 네바 강에 던졌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죽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수일이 지난 뒤 그의 시체가 강에서 발견되었다. 드디어 죽은 것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의 사인이 총상이 아닌 익사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에게 정말 어떤 신비한 힘이 있었던 것일까?

 

일설에는 귀족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청산가리의 양을 잘못 계산했고 사격술도 형편없어 제대로 못 맞혔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는 죽기 몇 달 전에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는지 황제에게 편지를 쓴다. 내용은 자신이 러시아 국민들의 손에 죽는다면 괜찮겠지만 만약 귀족들의 손에 죽게 된다면, 러시아에는 피바람이 불게 될 것이고 2년 내에 황실의 가족들도 모두 죽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의 예언대로 그가 죽고 나서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고 황실의 사람들도 모두 죽음을 맞게 되었다.

 

공정과 상식의 중요성

여하튼 라스푸틴은 그렇게 처참하게 죽고 말았다. 제정 러시아 말기에 온갖 국정농단을 벌인 자의 끔찍한 최후였다. 그가 그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모든 러시아 국민들뿐 아니라 귀족들에게까지 원망을 산 데는 황제와 황후의 책임도 크다.

 

황태자를 살려준 은인인 데다 신비주의적 성향이 있던 황제와 황후에게 온갖 사술을 익힌 라스푸틴은 절대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에 관한 온갖 이상한 소문이 들려도 라스푸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뒤를 봐준 탓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 공주의 가정교사를 강간했을 때도 그가 하는 일은 모두 성스러운 일이라고 두둔하며 오히려 가정교사를 쫓아내기도 했다.

 

정상적인 기성 종교인도 최고 권력자와 가까이하면 변질될 위험이 있는데 하물며 여기저기를 떠돌며 사술을 익힌 괴승이 권력의 맛을 알아버렸으니 아마 본인도 주체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도권 밖의 사람을 권력의 근처에 두는 것이 이렇게 위험한 것이다.

 

어느 분야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사람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것이 공정과 상식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주도권을 쥐게 되면 위험해진다. 잘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그 자리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에게 권력욕이 있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일을 하겠는가? 왜 그럴까?

 

권력욕은 탐심이다. 탐심이 있으면 의무보다는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니 권력자로서의 의무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좇게 되기 때문이다.

 

라스푸틴 같은 요승, 괴승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어 왔다. 다만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에 오르지 못할 뿐이다. 그건 권력을 쥔 사람이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고, 권력자를 보필하는 사람들도 정상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권력을 쥔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라스푸틴 같은 괴승을 권력의 한 복판에 끌어들이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그에게 휘둘리게 된다. 그전에 정신을 차리면 그나마 다행이겠으나 그런 경우에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 것 같다. 니콜라이 2세 황제처럼 말이다.

 

요즘 들어 라스푸틴의 이야기가 새삼 떠오른다. 그런 자를 떠올리는 시대라는 것에 화가 난다. 공정과 싱식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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