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 빅토리아 홀트 -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은 나쁜 경험이 경험으로 끝날 때에만 맞는 말이다. 나쁜 경험은 때론 한 사람 인생의 발목을 잡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그것을 하나의 경험으로 훌훌 털어버리지 못하게 된다. 매일매일 곱씹게 되는 고통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나빴던 일을 하나의 경험으로 생각하라는 말은 영혼 없는 조언일 수 있다.
그럼에도 빅토리아 홀트의 말에 한편으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인생이란 단회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모든 인생은 한 곳에서 만나게 된다.
나를 괴롭힌 인간도, 내게 괴롭힘을 당한 사람도 모두 죽음이라는 한 곳에서 만나게 된다.
죽음을 생각하고 인생의 유한함을 깊이 생각할 때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생명의 유한함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집착이 있고, 다툼이 있고, 미움이 있는 것은 아닐지...
아직 다투고, 집착하고, 탐심이 남아 있다면 삶의 유한함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살아야 할 사람이 죽음을 깊이 생각하고 모든 탐심을 없애는 것은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한함을 생각할 때에 더욱 삶이 소중해질 수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유한함을 깨닫는다면 그 유한함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더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은 생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 중병을 앓다 회복한 사람도 남은 삶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유한함을 알아야 더 소중하게 여기고, 더 겸손해지고, 더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라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