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 / 2021. 11. 1. 21:50

장풍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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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서 장풍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지난 시간에는 단전에 기를 모으는 방법과 간단한 장풍 수련에 관해 이야기해보았다. 과연 장풍은 존재하는 무술일까? 아니면 그저 영화에나 나오는 허황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까?

 

무술로써의 장풍

장풍은 직접 상대와 타격을 벌이지 않는 무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중국 무술에는 장풍 말고도 손을 안 대고 상대를 제압한다는 무술이 있다. 일지선이라고 하는데 이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써보도록 하겠다.

 

아무리 강한 무술이라도 상대와의 접촉을 피할 수 없다. 설령 권투 세계 챔피언이라 해도 상대 선수에게 한 대도 맞지 않을 수는 없다. 세계 챔피언 정도 되면 위빙과 더빙으로 웬만한 주먹은 피할 수 있겠으나 경기 내내 한 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 한대가 제대로 된 정타라면 아무리 강한 챔피언이라 해도 정신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실제로 간혹 경기 내내 밀리다가 운 좋게 휘두른 주먹을 제대로 맞춰서 이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상대와 신체를 접촉하며 대결을 할 때는 항상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장풍은 상대에게 손을 대지 않고도 제압할 수 있다. 그러니 내 쪽의 안전은 보장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장풍은 무술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곤 했다. 과연 장풍은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정말로 상대를 날려버릴 정도가 될까?

 

장풍의 실재

아래 사진을 보자. 사진은 불교 무술가인 이한철 선생의 시연 장면이다.

 

장풍 수련 모습

 

장풍을 수련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즉 이분은 장풍을 할 줄 안다는 것이다. 수련생들에게 전수하는 모습을 찍은 모습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정말로 손에서 바람이 나가서 앞사람이 뒤로 밀리는 것인지 아니면 연기를 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그러나 아래 사진을 보면 수련생의 등 쪽 셔츠가 바람에 밀린 것을 볼 수 있다. 바람에 옷이 휘날리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이것은 인위적으로 한 것 같지는 않다. 자연스럽게 바람에 옷이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이게 사실이라면 사진에 있는 분은 분명 장풍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해서 다른 사진을 보자.

 

장풍으로 상대가 날아가는 모습

위의 사진은 더욱 충격적이다. 아예 상대가 날아가고 있다. 시연자는 장심에 모아진 기를 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장풍에 맞은 상대는 뒤로 날아가고 있다. 

 

이게 정말 가능할까? 진짜 모습일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만약 장풍으로 사람이 저렇게 날아갈 정도라면 장풍을 맞은 사람은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 있다. 수련을 위해 저런 강도의 장풍을 수시로 맞는다면 몸이 배겨 나지 못할 것이다. 물론 평소에는 첫 번째의 사진처럼 약하게 하고 아래 사진은 출판을 위해 특별히 시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내상을 피하기 위해 상대가 스스로 후방 낙법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합기도의 낙법

어렸을 때 합기도장에 다닌 적이 있다. 합기도에서는 관절기 기술이 많다. 상대의 관절을 꺾어 제압하거나 아예 던져 버리는 기술이다. 관절 기술이 들어가는 데 그냥 서있는 채로 버티면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그래서 기술을 받는 쪽에서는 스스로 몸을 던져 나가떨어진다. 이때 다치지 않기 위해서 낙법을 친다. 그래서 합기도에서 낙법은 필수다.

 

운동을 조금 해 본 사람이라면 특히나 낙법을 해 본 사람이라면 두 번째 사진의 상대도 스스로 몸을 뒤로 던져 낙법을 하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사진을 보자

 

장픙에 의해 상대가 날아가고 있다.

위 사지은 애매하다. 정말로 장풍에 의해 날아가는 것도 같고 상대가 낙법을 치기 위해 스스로 몸을 솟구친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스승이 정말로 장풍을 쏜다면 그대로 맞을 수는 없다.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는 낙법을 쳐서 스스로 뒤로 날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합기도의 관절기를 받을 때처럼 크게 다칠 수 있다.

 

문제는 그래서 후방 낙법을 치는 모습이냐 아니면 그걸 감안한다 해도 정말로 장풍으로 날아가는 것이냐이다. 솔직히 사진으로만 봐서는 알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의 모습은 과장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위 사진의 시연자는 배우고 싶은 사람은 직접 수련장을 찾아오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찾아갈 수가 없다. 위 사진이 실린 책은 73년도에 초판본이 나온 책이다. 그러니 이 책의 저자인 이한철 선생이 아직도 생존해 계시는지 조차 모른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지만 소식을 찾을 수가 없다. 과거에 불교무술을 했다는 것 외에는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원래 합기도를 배운 분이고 멕시코로 이민을 가셨다 하는데 현재 생존해 계시는 지는 알 수가 없다. 

 

장풍의 실전성

만약 위 사진들의 모습이 진짜라면 어떨까? 정말로 수련을 제대로 하면 사진의 모습처럼 장풍을 구사할 수 있게 될까? 부족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사진의 모습이 진짜이고 장풍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해도 무술로써의 가치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술은 실전성이 있어야 한다. 실전성이 있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가 있어야 한다. 경고를 하고 상대가 공격해 오기도 하지만 갑자기 나타나 나를 공격할 수가 있다. 그래서 진정한 무도인은 팔방을 경계한다고 하지 않는가?(무도인 되려다 신경 쇠약에 걸리겠다.) 즉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자연스럽게 배운 술기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위급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

 

그러나 장풍은 그렇지 못하다. 장심에 기운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 때나 손바닥에 힘을 주고 뻗치면 장풍이 나간다고 해 보자.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아마 수도 없이 사고를 치게 될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가족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파리를 잡으려 손을 뻗치다 아이를 날려 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수련을 아무리 많이 한다 해도 그 정도는 되지 않을 것이다. 책의 저자도 장심에 기를 모으고 상대에게 장풍을 쏜다고 한다. 그러면 장심에 기를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 비록 고수라서 짧은 시간만에 기를 모을 수 있다 해도 여하 간에 즉각적으로 장풍을 구사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격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장심에 기를 모을 수 있겠는가? 그러다 상대의 이단 옆차기에 내가 먼저 스러질 것이다. 그래서 장풍이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격투의 순간에는 그다지 효용이 없을 것 같은 것이 내 생각이다.

 

장풍보다 운동

그렇다고 한다면 장풍은 격투술로는 부족하다. 장심에 기를 모으다가 맞아서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보아 장풍을 연마한다는 것은 전통문화의 계승 차원으로는 가치가 있겠으나 무술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장풍을 익히려는 그 시간에 다른 운동을 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이나 호신을 위해서도 더 효과적일 것이다. 무협 영화의 영향으로 한때 장풍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고전 무술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맺으며

그러나 2천 년 대 들어 붐이 일기 시작한 이종 격투기의 영향으로 고전 무술. 특히 중국 무술에 대한 허상이 드러났다. 이제 실전을 위해 중국 무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건강을 위해 배울 수도 있으나 건강을 위해서라면 더 좋은 스포츠가 얼마든지 있다.

 

중국 무술이 건강에 더 좋다고 볼 수도 없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인간이 더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는가? 중국 무술을 한 사람 중에도 각종 질병으로 죽은 사람도 많다. 다른 무술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건강의 측면으로 봐도 무술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더 뛰어난 것도 아니다.

 

이상으로 장풍에 대해 알아보았다. 비록 어린 시절의 환상이 깨지긴 했으나 헛된 것에 마음 쓸 필요는 없다. 그건 시간 낭비다. 이종 격투기의 영향으로 전통 무술이 허황된 모습을 버리고 고유의 술기를 더욱 계발화는 데 힘쓴다면 오히려 이전보다 더 부흥할 수도 있다. 굳이 격투를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과 문화적 측면에서 발전의 길이 있다. 이제 격투보다는 문화 측면을 살리는 것이 전통 무술의 보존과 발전을 위한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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