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에 보면 직업에 대해 맹자가 말하는 장면이 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말이다.
화살 만드는 사람, 갑옷 만드는 사람
화살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화살은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이고 갑옷은 사람을 보호하는 데 쓰인다. 그렇다고 화살 만드는 사람이 갑옷 만드는 사람보다 마음이 착하지 않아서이겠는가? 그러나 화살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화살이 사람을 상하게 못함을 걱정하고, 갑옷 만드는 사람은 사람이 상할까 걱정한다.
대략 이런 말이다. 하는 일을 신중히 고르라는 말 같다.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화살을 만든다면 그 화살이 사람을 잘 살상하도록 만들 것이다. 살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다른 이로 하여금 살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이렇게 하는 일에 따라 본인의 심성과는 반대의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직업을, 하는 일을 잘 선택해야 한다. 호구지책으로 일을 구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와 맞지 않는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는 설령 급여를 많이 받는다 해도 항상 일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럼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해야 할 것인가? 그것도 곤란하다. 화살 만드는 사람을 예로 보자. 화살을 안 만든다면 적국이 침략했을 때 막아내기 힘들다. 적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이 누군가는 화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럼 적을 상하게 하는 것은 괜찮은 일일까? 그 적은 누군가의 가족 구성원이다. 그쪽에서 봤을 때는 내가 적이다. 내가 전쟁에서 죽는 것은 안 되는 것이고, 적은 괜찮은 것일까? 물론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직업 선택의 문제는 어렵다.
더구나 당장 생계가 곤란하다면 직업을 선택하고 말고의 여유도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직업을 형이상학적으로 고르기도 쉽지는 않다.
지켜야 할 선
그러나 지켜야 할 것은 있다. 자기 유익을 위해 직업을 고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자기 이익만 위해서 고르지는 말 일이다. 자기 직업을 이용해서 남을 괴롭히고 속이고 해서 자기 이익과 영광을 극대화하려 하지 말 일이다. 그것만 주의한다면 나머지 문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설령 화살을 만든다 해도.
여하튼 가능한 사회에 득이 되는 일을 하면 좋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최소한 해가 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결국 자기 욕심이 자기 눈을 가리게 하지 않으면 된다. 잘 나가지만 실은 자기 욕심만 채우는 사람들이 연일 tv를 채우고 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을 보고 싶다.